중년의, 중년에 의한, 중년을 위한 연극
2003 서울공연예술제 공식초청작
이 작품은 이혼에 관한 이야기지만 이혼을 권하거나 억지스런 교훈을 주입시키는 연극은 아니다. 극작가 윤대성은 진보나 보수의 어떤 주장에도 손을 들어주지 않고 오직 남녀라는 서로 다른 존재의 기대와 실망, 충돌과 갈등-그 원인과 결과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작업에 치중한다.
중년 세대의 생각과 심리를 고스란히 읽어 내린 듯한 그의 대사들과 행위들은 중견 연출가 정진수의 사실적인 연출과 윤여성, 성병숙을 위시한 관록 있는 중진 배우들의 열연에 의해 무대 위에 실감나게 형상화된다.
사소한 차이가 영원한 평행선을 만들고 정답이 없는 걸 알면서도 대안을 찾아 헤매는 부부 생활의 딜레마를 자화상처럼 그리는 연극.
<이혼의 조건>은 관객 자신의 결혼 생활을 진지하게 돌이켜 보고 사랑과 삶의 의미를 새롭게 되살릴 의미 있는 공연이 될 것이다.

작 : 윤대성
연출 : 정진수

광고 카피라이터로 살아가는 평범한 가장인 남편은 어느 날 25년간 함께 해온 아내로부터 갑작스런 결별 통보를 받는다. 자신은 초창기부터 무의미한 결혼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착실히 이혼 준비를 해왔으며 딸아이가 출가할 때까지 참아왔다는 것.
거기에 남편의 어깨에서 재일교포 모델 유미와의 불륜의 흔적인 이빨 자국까지 발견되어 아내의 결심은 가속화된다.
이혼을 선언한 아내는 남편에게 몇 가지의 조건을 제시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 어떤 것도 이혼의 조건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결국 두 사람은 자신의 길을 선택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