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도야 우지마라 오빠가 있다~’라는 부제로 유명한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는 원래 월북작가 임선규 원작으로 1936년 동양극장에서 초연돼 17년간 장기 공연된 화제작이다. 한국 최고의 연출가이자 극작가인 이윤택은 신파극에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던 90년대 초반부터 이 작품을 연구해 부산의 가마골 소극장에서 연희단 거리패의 공연으로 선보인 바 있으며, 1995년 동양극장 개관 60주년 기념으로 이 작품을 다시 연출한 바 있다.
신문사 기자에서 영화시나리오 작가, TV드라마작가로, 다시 영화감독 등 폭넓은 문화활동으로 ‘문화게릴라’라 불리는 이윤택은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통해 기본에 충실한 신파극의 모습을 보여주고, 한국적 대중극의 완성을 꾀하고자 했다고 회고한다.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는 가난한 집안의 철수와 그 여동생 홍도의 비극에 관한 이야기로, 봉건사회가 무너지고 근대화의 과정을 맞이하는 한국 사회구성체의 상황을 눈물과 웃음이라는 대중성으로 표현하면서 연극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근대극의 고전으로 자리잡은 작품이다.

연희단거리패
/ 연출 이윤택